PCB 설계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2026년 7월, 글로벌 EDA 기업 Cadence가 AI 기반 설계 혁신 플랫폼 ‘AuraStack AI Super Agent’를 공개했습니다. 회사가 제시한 방향은 단순히 PCB 설계 프로그램에 AI 기능을 하나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설계자가 목표와 조건을 제시하면 여러 AI 에이전트가 설계 탐색과 구현, 검증, 최적화를 연계하는 이른바 Agentic AI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소식과 함께 자연스럽게 질문이 따라옵니다.
“PCB 설계자는 앞으로 AI 에 의해 대체될까?”
이번 글에서는 Cadence의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AI가 PCB 설계 업무를 어떻게 바꾸려 하는지, 그리고 설계자의 역할은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 지 예측해 봅니다.
1. AuraStack AI Super Agent
Cadence가 2026년 7월 15일(미국 현지시간) 공개한 AuraStack AI Super Agent는 PCB와 첨단 패키징 설계를 대상으로 하는 Agentic AI 플랫폼입니다. Cadence에 따르면 Allegro AI Studio 위에서 동작하며, 시스템 계획부터 구현, 제조 가능성 검토와 다중물리 해석까지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AI가 PCB 배선을 자동화한다’는 개념을 넘어 설계 의도를 이해하고 여러 작업을 연쇄적으로 수행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Cadence가 설명하는 주요 영역에는 시스템 계획, 제약조건 관리, 설계 재사용, 배치·배선, 제조성 검토, SI/PI 및 열·기계 해석 등이 포함됩니다. 즉 PCB 설계의 특정 한 단계가 아니라 설계 과정 전체를 연결하는 방향입니다.
2. 15X, 2X, 그리고 28%
아래의 수치는 Cadence가 데모를 통해 제시한 수치입니다.
Cadence에서 제시한 최대 생산성 개선 수준
제품 출시까지의 기간을 최대 2배 빠르게 한다는 목표
5G 스마트폰 PCB 재설계 데모에서 제시된 비용 절감안
Reuters 보도에 따르면 Cadence의 시연에서는 5G 스마트폰 PCB를 재설계하면서 부품 통합과 호환 가능한 저비용 전원관리 칩 등을 찾아 28%의 비용 절감 방안이 제시되었습니다.
* 이 수치는 업체가 제시한 특정 사례로, 모든 PCB 설계에서 동일한 결과를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3. AI는 ‘선을 잘 긋는 도구’에서 ‘설계를 판단하는 도구’로
PCB 설계에서 자동화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동 배선, 부품 배치 최적화, 설계 규칙 검사, 시뮬레이션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설계툴에 존재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여러 기능을 AI가 하나의 목표 아래 연결하려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기존 자동화
“이 작업을 자동으로 해줘” → 특정 기능 실행 → 결과 확인
Agentic AI가 지향하는 방식
“이 목표를 만족하는 설계를 해줘” → AI가 작업 순서를 계획 → 여러 도구 실행 → 결과 비교 → 다시 수정,검증
Cadence는 AuraStack을 통해 설계의도와 제약조건, 물리적 구조, 제품레벨의 trade-off를 공유하는 환경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열·기계 특성을 연속적으로 함께 검토하는 다중물리(멀티피직스) 반복구조를 강조합니다.
4. 그렇다면 PCB 설계자는 정말 사라질까?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 “AI가 PCB 설계자를 대체한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가까운 미래에 설계자의 업무가 바뀌는 시나리오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AI가 맡기 쉬운 영역
- 반복적인 배치·배선 작업
- 수많은 설계 대안의 탐색
- 규칙 위반 확인 및 일부 검증 작업
- 설계 데이터 비교·정리
- 시뮬레이션과 최적화 반복
여전히 사람의 판단이 중요한 영역
- 제품 요구사항과 우선순위 정의
- 성능·원가·일정 사이의 의사결정
- 설계 결과의 타당성 판단
- 제품과 제조환경에 대한 경험적 판단
- 새로운 구조, 해결책을 만드는 창의적 설계
쉽게 말하면, AI가 “손이 많이 가는 일”을 가져갈수록 설계자는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5. 중요한 것은 AI 자체보다 ‘데이터’를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
그렇다면 AI를 활용해서 설계를 잘하기 위해 설계자는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요?
제품 요구사항뿐 아니라 회사의 설계 규칙, 부품 라이브러리, 검증된 회로 블록, 재사용 설계, 제조 조건, 과거 설계 데이터 등을 이해해야 합니다.
AI 시대의 PCB 설계 경쟁력
= AI 모델 + EDA 도구 + 설계 데이터 + 표준화된 설계 지식
따라서 AI를 도입한다고 해서 기존의 PCB 설계 인프라의 중요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Library, Design Rule, Reuse Block, 설계 표준, 검증용 데이터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고 설계 데이터가 잘 관리되고 있는지가 AI 활용 수준을 좌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6. Cadence가 그리는 AI 설계의 방향
Cadence는 AuraStack만 별도로 발표한 것이 아니라, 앞서 ChipStack, InnoStack, ViraStack 등으로 확장해 온 AI Super Agent 전략을 PCB와 첨단 패키징 영역까지 연결하고 있습니다.
칩 설계·검증
첨단 패키징
PCB·패키지·멀티피직스
이 흐름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앞으로 EDA 업계는 개별 CAD 기능의 우열을 넘어 칩에서 패키지, PCB와 물리적인 검증까지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는가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마무리 — 사라지는 것은 설계자가 아니라 ‘반복 작업’이다
Cadence의 AuraStack AI Super Agent 발표는 PCB 설계가 AI와 결합하는 방향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15X 생산성, 2X Time-to-Market, 28% 비용 절감 데모와 같은 거대한 가능성이 제시되었습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재현될지는 별도로 검증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AI 때문에 PCB 설계자가 사라진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설계자의 역할이 반복 작업 중심에서 목표 설정·검토·의사결정·시스템 최적화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점이 더 현실적입니다.
결국 AI 시대의 PCB 설계자에게 중요한 질문은 “AI가 나를 대신할까?”가 아니라 “AI를 잘 활용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가 될 것입니다.
자료 출처
- Cadence, “Cadence Introduces AuraStack AI Super Agent…”, 2026.07.15/16
- Reuters, “Cadence rolls out AI agent to speed circuit board, chip packaging design”, 2026.07.15
- Cadence, AuraStack AI Super Agent 제품 설명 및 데모 자료
※ 15X·2X는 Cadence가 제시한 기대 효과이며, 28%는 공개 데모에서 제시된 사례 수치입니다. 실제 프로젝트의 효과는 설계 복잡도, 데이터 품질, 적용 범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